이제 진짜 백수

오늘로서 휴가가 끝났고 내일부터는 진짜 백수다. 2주 반 동안 계속 백수 생활을 하고 있긴 했지만 이제 직장 의료보험도 없어지고, 실비 보험도 없어지고, 국민연금도 끝이라고 생각하니 뭔가 더 실감이 나는 느낌이랄까. 

마음의 각오는 했고, 몇 달 정도는 놀 자금도 마련해 놨지만 왠지 불안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 고통보다 불안을 택했지만 고통이 사라지고 불안만 남으니까 걱정이 된달까, 자신이 없어진달까.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막상 닥치니까 내 맘이 내 맘 같지 않나 보다.

가끔 사람들을 만나면 뭘 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내 대답은 '아무것도 안 한다.'이다. 병원 다니고, 사람들 만나서 밥 얻어 먹고, 하루에 두 끼 챙겨 먹는 거 외에는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그나마 밥 두 끼 열심히 챙겨 먹고, 이삼 일에 한 번씩 산책하는데 그거라도 안 하면 너무 폐인 같을 거 같아서 그 두 가지는 규칙적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너무 시달렸는지 시간이 생겼는데도 뭔가 배우고 싶은 것이나 하고 싶은 것도 없다. 가야금 연습할 생각도 안 드니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가 보다. 유튜트로 옛날 다큐멘터리 보는 정도가 그나마 생산적인 활동이랄까. 어제 오늘은 도자기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꽤 재미있었다. 이렇게 실생활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잡지식만 늘어 가는구나. 

글을 좀 써 볼까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너무 오랫동안 날 위한 글을 안 써서 그런가 막상 쓰려니까 잘 써지지 않는다. 그냥 놀지 말고 포트폴리오 만들기 위한 자료 조사를 할까 하는 마음과 다음 달까지 쉬고 난 다음 하자는 마음이 왔다 갔다 하고. 일단은 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까지 그냥 쉬고 싶다. 16년 넘게 열심히 달려왔으니 좀 쉬어도 괜찮아.

덧글

  • 라비안로즈 2021/03/30 01:33 # 답글

    몇년이상 직장의료보험을 들어놓으면 혹여 몰라 지역으로 바뀌었을때 직장보다 지역이 값이 비싸면 직장값으로 3년인가 2년인가 직장의보비로 대체해주는 혜택이 있더라구요. 저 엄청 잘 써먹었습니다. 한번 알아보시는것도 좋아요.
  • cintamani 2021/03/30 11:43 #

    그런 게 있군요.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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