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식민지 시대의 건물

대만은 여러 나라의 식민지 시절을 거쳤고, 가장 최근은 우리 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 그래서인지 여기저기에 일본 식민지 시대에 만든 건물이 꽤 남아 있다. 

타이난의 블루프린트 문화창의공원. 일본식 가옥을 가게로 꾸며 놓은 단지라고나 할까. 문화창의공원이라기에 보얼예술특구 같은 곳을 생각했는데 그것보다는 인사동 쌈지길에 가까운 느낌. 일본식 주택을 조금씩 개량해서 서점이나 도자기 공방, 갤러리 같은 곳을 만들어 두었다. 

타이난의 하야시백화점. 대만 사람들은 린바이훠[林白貨]라고 부른다. 1932년에 지었다는데 당시로서는 꽤 기술력을 집약해서 지었던 건물일 듯. 바늘로 층수가 표시되는 엘리베이터도 있고, 옥상에는 신사의 도리이까지 남아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식민지 시절의 건물은 일반 건물보다는 관공서가 많이 남아있는 듯하다. 여긴 사법박물관인데 예전에 타이난 지방법원으로 쓰이던 곳. 

여기는 타이난 공원 근처의 건물. 원래 용도는 잘 모르겠는데 현재는 문화창작센터 같은 곳으로 쓰이고 있다. 학교 같은 곳이 아니었나 싶다. 

타이베이의 총통부. 예전에는 총독부였겠지만 현재는 총통부로 쓰이고 있다. 총통은 여기서 살지 않고 업무만 보고 있다. 1층의 일부를 관광객에게 공개하고 있어서 오전에 가면 가이드의 인도 아래 구경할 수 있다. 중국어, 일본어, 영어 가이드가 있는 것 같은데 나랑 구리는 영어 가이드를 따라 다녔다. 그런데 앉지도 못하고 1시간 반 정도 되는 시간을 계속 영어로 설명을 들으며 따라다니니 지치더라. 안쪽의 정원을 못 보는 게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냥 밖에서 사진만 찍는 정도로도 충분한 듯. 

일본 식민지 시대의 건물이라지만 일본색이 나는 것은 평범한 가옥 정도이고 나머지는 다 서양식 건물. 일본이 근대 들어 서양 건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데다 관공서는 무조건 서양식으로 지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은데. 

어쨌거나 대만은 식민지 시대의 건물을 대부분 남겨 두고 현재도 사용하고 있다. 일본 총독부를 총통부로 그냥 쓰고 있는 거 보고 사실 조금 놀랐다. 우리도 중앙청으로 쓰다가 박물관으로 용도를 바꾸었다가 헐어버렸으니까. 대만 가이드 아저씨는 그걸 한국과 대만의 민족성 차이로 보는 것 같았지만 내 생각에는 식민지 시대를 여럿 겪은 나라와 한 번만 겪은 나라, 더 가혹하게 겪은 나라의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 

어쨌거나 옛날 중앙청 허문 건 내 생각에는 조금 실착이었던 것 같다. 다른 곳으로 이전해서 역사 교육에 사용하는 게 좋았을 것 같은데. 그래서 과거를 되돌아보고 반성해야지. 요새 일본에 못 붙어 먹어서 안달인 정치인들 보니 더 그런 생각이... 어쨌거나 대만 총통부랑 옛날 중앙청을 비교해 보니 조선을 더 중요한 장소로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건물 양식이나 석재나 예전 중앙청이 훨씬 힘을 주고 지은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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