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위 성당과 미륵사지 석탑

일요일과 월요일에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해마다 한 번은 가자 싶은데 어째 하다 보면 격년에 한 번 정도 가게 되는 것 같다. 보통은 아빠가 가고 싶다는 곳을 여행지로 택하는데 이번에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을 보고 싶다고 하셨다. 익산이 1박 2일로 갈 곳은 아닐 거 같아서 거기 들렀다 어디 갈까 했더니 엄마가 군산을 가고 싶다고 하셔서 익산 들렀다 군산에서 하룻밤 자는 걸로 계획을 잡았다. 

국내 여행 갈 때 보통은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수집한다. 거기서 얻은 정보로 블로그 검색을 해서 대충 분위기 파악해서 결정. 그래서 이번에 정한 건 나바위 성당이랑 미륵사지, 왕궁리 석탑이었는데 결국 왕궁리는 못 갔다. 

나바위 성당은 1907년에 외국인 선교사의 주도로 세운 곳인데 처음에는 흙벽돌이었다가 나중에 벽돌로 바꿨다고 한다. 외국인 선교사가 세운 곳인데도 지붕을 한옥으로 했다. 이쪽은 성당의 앞쪽이 아니라 뒤쪽. 한옥의 모습이 한눈에 보이는 쪽은 이쪽이라서. 

그리고 이건 성당의 앞쪽. 종탑이랑 아치 때문에 서양식 건축물 느낌이 확 난다. 옆으로 조금만 가도 지붕이 보여서 한옥 느낌이 나지만. 외국 선교사에게는 나름대로 현지에 녹아드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이 당시 세웠던 성당을 보면 대부분 붉은 벽돌이랑 회색 벽돌을 섞어서 썼는데 나바위 성당도 마찬가지다. 그때의 최신 유행이자 멋을 낼 유일한 방법이었나 보다.  

뒤쪽 언덕에는 십자가의 길 14처도 꾸며 놨다고 하는데 엄마만 올라가면 다른 식구들은 안 올라갔다. 우리가 갔을 때가 마침 일요일 12시 5분 정도라 미사를 드리고 있었다. 그래서 안은 못 들어가고 겉에서만 구경했다. 얼핏 보이는 걸로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들어가는 구조고, 창문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매우 소박한 느낌이었다. 

나바위 성당은 김대건 신부님 관련해서 꽤 중요한 성지이다. 마카오에서 서품을 받고 한국에 왔을 때 이곳에 첫발을 디디고 사목 활동을 했다고. 그러고 보니 봄에는 마카오에서 김대건 신부님 관련된 곳을 갔고, 가을에는 한국에서. 이제는 냉담자라 신자도 아닌데 어쩌다 이렇게 됐네.

미륵사지 석탑은 보수 중이라 덧집 안에서만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갔다. 기사를 보니 10월에 덧집을 철거할 예정이라고 해서 불안해서 전화해 봤더니 아직은 아니라고. 가서 보니 11월쯤 철거할 생각인 것 같았다. 

어쨌거나 현재 석탑은 복원이 끝난 상태. 
이런 식으로 예전에 콘크리트로 마구 발라놨던 것을 제거하고 남아 있는 부분을 받치는 돌을 고여서 살려 놓은 상태였다. 동생은 왜 다 원래 모습대로 복원을 안 하냐고 했는데 난 이쪽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원래의 모습은 반대쪽에 완벽하게 복원해 놓은 게 있기도 하고. 남아 있는 건 5층이지만 원래는 9층이었구나. 

미륵사지라고 해서 아무것도 없이 탑만 있겠구나 했는데 진짜로 그랬다. 당간지주는 두 개 다 남아있긴 했지만. 그래도 원래의 절터는 다 살려 놓아서 굉장히 큰 규모였다는 느낌은 확 온다. 그리고 한쪽에 유물전시관도 있고, 박물관도 새로 짓는 중이고. 유물전시관에 사리장엄구랑 기와 같은 걸 전시해 놔서 생각보다 볼 만했다. 주말에는 시간 별로 도슨트가 설명도 해 주고. 

익산이 그렇게 큰 도시가 아니라서 단독으로는 여행하기는 좀 아쉬운 곳인 것 같다. 우리도 그래서 군산이랑 같이 묶어서 간 거고. 홈페이지에 다른 곳도 열심히 관광지로 내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매력이 느껴지지는 않아서. 이럴 때는 체험+숙박 코스를 묶은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주변의 다른 도시와 연계해서 홍보하는 게 어떨까 싶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