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크 양의 인센턱

김시크 양이 인센티브를 받았다고 한턱 내겠다고 했다. 그래서 고른 메뉴가 대게.

진진누나가 집을 제공하고 김시크 양이 앱으로 어서오시게에서 주문. 퇴근하고 마을버스 타고 가니까 바로 도착해서 상을 차렸다.
대게나라 가면 돈은 비싼데 게는 양껏 못 먹는다고 불만을 토로한 김시크 양이 이렇게 먹으면 돈은 같아도 실컷 먹는다고. 
진진누나가 전채로 샐러드도 만들어 주고, 소스는 역시 초고추장이 최고라면서 초고추장도 만들어 줬다. 

게는 따끈하니 맛있었다. 좀 잔인하긴 하지만 확실히 살아 있는 걸 쪄야 짠맛이 안 나고 단 것 같다. 대게도, 꽃게도, 킹크랩도, 머드크랩도, 다쟈세도 맛있는 걸 보면 게는 다 맛있는 듯.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어서 배가 부른데도 꾸역꾸역 끝까지 다 먹었다. 밥 볶은 것도 세 개 중에 두 개나 먹고.
이러고 그만 먹었으면 다행인데 진진누나가 준비해 준 에시레 롤케이크도 먹고, 내가 사간 하겐다즈 피너츠 크런치도 파인트 한 통을 전부 먹었다. 

그나저나 김시크 양은 나쁘지 않은 인센을 받아서 한 턱 쐈는데 나는 과연 뭐라도 쏠 수 있을 만큼 인센티브가 나올 것인가. 오픈하고 들어갔으니 껌값 나올 거 같기는 하지만. 

맛있는 들기름 국수 - 광평 비비작작 골동면

최근 조미료 언니가 필기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김시크 양도 꽤 오랫동안 연필을 모아 와서 혹시 필요하시면 연필을 좀 드리겠다고 했다. 김시크 양이 주겠다는 연필은 블랙윙 한정판이었고, 이제 안 나오는 것도 많아서 조미료 언니는 기뻐하면서 받겠다고 했다. 그래서 연필도 전해줄 겸 만나서 간 곳이 광평 평양냉면갈비 삼성정.

갈비나 삼겹살도 있지만 우리가 선택한 건 비비작작 골동면이랑 돔베고기.

비비작작 골동면은 이름에 걸맞게 들기름막국수+비빔밥 고명 같은 느낌이었다. 버섯이랑 취나물이 들어서 보자마자 비빔밥 고명이네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깨가루랑 김은 들기름막국수에서 보던 거고. 

한입 먹으니 들기름 향이 굉장히 좋았다. 깨가루가 고소한 맛을 내는데 들깨가 씹혀서 식감도 좋았고. 취나물이랑 버섯도 들기름이랑 잘 어우러져서 전반적으로 향이 굉장히 좋았다. 육수를 줘서 나중에 부어 먹었는데 국물이 생기니 나름의 풍미가 있기는 했지만 처음 먹었을 때의 임팩트는 없었다.

돔베고기는 한 접시를 시키면 전복김치랑 같이 주는데 김치가 내 기준에는 약간 덜 익어서 살짝 아쉬웠다. 수육치고 굉장히 쫀득한 편이었다. 특히 끝에 붙어 있는 비계가 물컹하지 않고 쫄깃해서 좋았다. 새우젓 찍어 먹는 것도, 말돈 소금 찍어 먹는 것도, 김치에 싸 먹는 것도 다 나름의 맛이 있어서 좋았고.

다 먹고 나오면서 골동면을 각각 시키고 돔베고기를 반 접시 시킬 걸 그랬다고 후회했다. 그만큼 골동면이 괜찮아서. 고기리 막국수의 들기름 막국수가 엄청 흥행해서 그런가 요새 여기저기 들기름을 기본으로 한 국수가 많아지는 느낌이다. 다만 가격은 다들 비싸서 맛은 있는데 가성비가 좀... 싶기는 하다. 여기는 국수 한 그릇에 18,000원이니 절대 싼 가격은 아니지. 요새는 냉면이랑 막국수가 비싼 파스타랑 가격이 비슷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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